머리카락 80% 다시 난다? ‘탈모 신약’ 임상시험 결과 확인해보니
최근 탈모 치료제 연구에서 머리카락이 다시 자라는 효과를 확인했다는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FDA가 허가한 원형탈모 치료제 듀룩솔리티닙(deuruxolitinib)은 대규모 3상 임상시험에서 모발 재성장 효과를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심한 탈모도 약만 먹으면 머리카락이 80% 이상 돌아오는 걸까요?
1,209명 대상으로 3상 임상시험했습니다. 두 건의 3상 임상시험에는 두피 모발이 50% 이상 빠진 18~65세 성인 원형탈모 환자 총 1,209명이 참여했습니다. 치료 전 환자들의 평균 탈모 지속 기간은 약 4년이었고, 약 59%는 두피 모발의 95% 이상을 잃은 상태였습니다.
24주 동안 치료 효과를 확인한 결과, 허가 용량인 듀룩솔리티닙 8mg을 하루 두 번 복용한 환자 중 약 30~33%가 두피 모발의 80% 이상이 존재하는 수준(SALT≤20)에 도달했습니다. 위약군은 약 0.8%였습니다.
그런데 ‘머리카락 80% 재생’은 조금 다릅니다. 여기서 숫자를 주의해서 봐야 합니다. 임상시험에서 말하는 SALT≤20은 ‘모든 환자의 머리카락이 80%씩 새로 자랐다’는 뜻이 아닙니다. 치료 후 두피 탈모 면적이 20% 이하가 된 환자의 비율을 측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결과를 정확히 표현하면 약 3명 중 1명이 24주 후 두피 모발이 80% 이상 존재하는 수준에 도달했다고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일반적인 남성형 탈모에도 효과가 있을까요?
이 부분도 구분해야 합니다. 이번 3상 임상시험 대상은 원형탈모증(alopecia areata) 환자입니다. 원형탈모는 면역체계가 모낭을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흔히 M자 탈모나 정수리 탈모라고 부르는 안드로겐성 탈모와는 발생 원인과 치료 방법이 다릅니다.
따라서 원형탈모 신약의 임상시험 결과를 보고 “남성형 탈모도 머리카락이 80% 다시 난다”고 해석해서는 안 됩니다.
탈모 치료가 정말 ‘재생’ 단계까지 온 걸까요?
적어도 심한 원형탈모에서는 과거보다 선택지가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1,209명을 대상으로 한 3상 시험에서도 24주 만에 모든 환자의 모발이 회복된 것은 아닙니다.
탈모 신약 뉴스를 볼 때는 ‘몇 %가 다시 자랐다’는 숫자만 보기보다 어떤 종류의 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했는지, 몇 명이 참여했는지, 치료 기간과 평가 기준이 무엇인지 함께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원형탈모 치료 결과를 일반적인 남성형·여성형 탈모 치료 효과로 받아들이지 않는 것이 핵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