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암, 피검사만으로 90% 찾는다? 대장내시경을 대신할 수 있을까?

대장암 검진이라고 하면 대변을 채취하는 분변잠혈검사나 장을 비운 뒤 시행하는 대장내시경을 먼저 떠올립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혈액만으로 대장암을 선별하는 AI 기반 검사에서 대장암 환자의 약 90%를 찾아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대장내시경 대신 피검사만 받아도 되는 걸까요?

대장암 환자 10명 중 약 9명을 찾아냈습니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연구팀은 혈액 속 세포유리DNA, 즉 cfDNA의 길이와 절단 위치 등 여러 특징을 분석하고 이를 인공지능 모델에 적용했습니다. 별도의 검증군에서 확인한 결과 대장암 진단 민감도는 90.4%, 특이도는 94.7%였습니다.

민감도 90.4%라는 것은 대장암 환자 100명이 있다면 약 90명을 검사에서 양성으로 찾아냈다는 의미입니다. 특이도 94.7%는 암이 없는 사람 100명 가운데 약 95명을 정상으로 판별했다는 뜻입니다.

특히 병기별 민감도는 1기 84.2%, 2기 85.0%, 3기 94.4%, 4기 100%였습니다. 비교적 초기인 1기에서도 10명 중 8명 이상을 찾아낸 셈입니다.

암이 되기 전 진행성 용종은 58.3% 발견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는 이미 발생한 대장암뿐 아니라 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있는 진행성 대장용종도 확인했습니다. 진행성 대장용종의 민감도는 58.3%였습니다.

대장암 자체를 발견하는 성능보다는 낮지만 향후 혈액검사가 암뿐 아니라 암으로 진행하기 전 단계의 위험군을 선별하는 데 활용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분변잠혈검사보다 정확한 걸까요?

국내 국가암검진에서 사용되는 분변잠혈검사의 대장암 진단 민감도는 약 70~80% 수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번 혈액검사의 90.4%라는 수치만 놓고 보면 더 높아 보입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이번 연구에서 동일한 사람에게 혈액검사와 분변잠혈검사를 동시에 시행해 두 검사의 정확도를 직접 비교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이번 결과만으로 혈액검사가 분변잠혈검사보다 우수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대장내시경을 대신할 수 있을까요?

아직은 어렵습니다. 혈액검사는 대장암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사람을 찾아내는 선별검사입니다. 혈액검사에서 양성이 나왔다고 바로 대장암으로 확진되는 것도 아니며, 음성이라고 해서 대장암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특히 대장내시경은 장 내부를 직접 확인하면서 의심되는 병변의 조직검사를 하고 용종이 발견되면 검사 과정에서 제거할 수도 있습니다. 혈액검사는 이러한 역할까지 대신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현재 단계에서는 대장내시경을 대체하는 검사라기보다 향후 대장암 검진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새로운 선별검사 후보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결국 무엇을 기억하면 될까요?

혈액 속 DNA를 분석하는 국내 연구에서 대장암 진단 민감도 90.4%, 특이도 94.7%가 확인됐고 1기 대장암에서도 민감도가 84.2%였습니다.

채혈만으로 대장암 위험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의미 있는 결과입니다. 하지만 아직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실제 국가검진 환경에서 추가 검증이 필요합니다. 현재 받고 있는 분변잠혈검사나 필요한 경우 시행하는 대장내시경을 이번 혈액검사 때문에 미룰 단계는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