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에서 확인한 성관계 체위, 허리에 가장 부담되는 자세는 따로 있을까?

허리통증이 있는 사람에게 성관계는 생각보다 현실적인 고민입니다. 특정 자세에서 허리가 아프거나 성관계 후 통증이 심해져 체위를 바꿔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허리에 가장 부담이 적은 체위가 따로 있을까요? 실제 성관계 중 허리 움직임을 모션캡처로 측정한 연구를 확인해봤습니다.

실제 성관계 중 척추 움직임을 측정했습니다

2014년 국제학술지 Spine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10쌍의 건강한 남녀가 실제 성관계를 하는 동안 허리 움직임을 측정했습니다.

연구진은 모션캡처 장비를 이용해 옆으로 누운 자세, 남성이 위에 있는 자세의 두 가지 변형, 뒤에서 관계하는 자세의 두 가지 변형 등 총 5가지 자세에서 허리 각도와 움직임을 분석했습니다.

단순히 참가자에게 “어떤 자세가 편했나요?”라고 물어본 것이 아니라 실제 움직임을 3차원으로 측정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옆으로 누운 자세가 무조건 허리에 편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허리가 아픈 사람에게 흔히 옆으로 누운 자세가 편할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연구 결과는 모든 허리통증 환자에게 하나의 체위를 추천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특히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사람을 기준으로 분석했을 때 옆으로 누운 자세는 오히려 피해야 할 자세에 가까웠습니다. 남성의 허리는 모든 체위에서 주로 굽힘과 폄 방향으로 움직였고, 체위에 따라 사용되는 허리 움직임의 범위가 달랐습니다.

허리를 숙일 때 아픈 사람과 뒤로 젖힐 때 아픈 사람은 다릅니다

이 연구에서 중요한 것은 ‘어떤 체위가 1등인가’를 정한 것이 아닙니다.

연구진은 허리를 앞으로 굽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사람,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사람, 허리가 반복적으로 움직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사람을 구분했습니다.

예를 들어 오래 앉아 있거나 허리를 앞으로 숙일 때 통증이 심해지는 남성이라면 옆으로 누운 자세보다 뒤에서 관계하는 자세의 일부 형태가 허리 굽힘을 줄이는 데 유리할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허리를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심해지는 사람에게는 같은 체위가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즉 같은 허리통증이라도 어떤 움직임에서 아픈지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체위만큼 ‘허리를 어떻게 움직이는지’도 중요했습니다

연구진이 주목한 또 하나는 움직이는 방법입니다.

허리를 반복해서 굽혔다 펴는 방식보다 허리는 비교적 중립적인 위치에 두고 고관절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이른바 ‘힙 힌지’ 방식이 허리 움직임에 민감한 사람에게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따라서 허리통증이 있는 사람에게는 체위 이름 하나를 정하는 것보다 어떤 자세에서 허리가 얼마나 굽혀지고 젖혀지는지, 움직임을 허리와 고관절 중 어디에서 만드는지를 함께 보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습니다.

여성의 허리 움직임도 따로 연구됐습니다

후속 연구에서는 여성의 허리 움직임도 같은 방식으로 분석했습니다.

여성 역시 5가지 체위에 따라 허리의 움직임과 자세가 달라졌으며, 남성과 여성에게 동일한 체위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기 어렵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결국 파트너 중 누가 허리통증을 가지고 있는지에 따라서도 적합한 자세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는 중요한 한계가 있습니다

이 연구 결과를 보고 ‘허리디스크에는 이 체위가 가장 좋다’고 결론 내리면 안 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실제 허리통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가 아니라 건강한 남녀 10쌍의 움직임을 측정한 연구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각각의 체위를 약 20초 동안 측정했기 때문에 실제 성관계 전체 시간과 다양한 움직임을 모두 반영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연구진 역시 특정 체위를 모든 허리통증 환자에게 일괄적으로 추천하기보다는 환자가 어떤 움직임과 자세에서 통증을 느끼는지를 먼저 평가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이후 관련 문헌을 검토한 연구에서도 이러한 ‘통증을 유발하는 움직임에 따른 접근’이 소개되고 있습니다.

논문에서 실제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일까요?

허리에 가장 좋은 성관계 체위 하나가 있다는 근거는 없습니다.

오히려 실제 모션캡처 연구에서 확인된 것은 체위에 따라 허리가 굽혀지고 젖혀지는 정도가 달라지며, 같은 체위라도 어떤 움직임에서 통증이 발생하는 사람인지에 따라 부담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허리통증이 있다면 단순히 ‘허리에 좋은 체위’를 찾기보다 내가 허리를 숙일 때 아픈지, 뒤로 젖힐 때 아픈지, 반복해서 움직일 때 아픈지를 먼저 구분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성관계 중 허리통증이 반복되거나 이후까지 통증이 지속된다면 체위만 바꾸면서 참기보다 통증의 원인을 확인하고 자신의 상태에 맞는 움직임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