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검사만 하면 알츠하이머를 알 수 있다? ‘치매 혈액검사’ 어디까지 왔을까
피 한 번 뽑는 것만으로 알츠하이머병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실제로 미국 FDA는 2025년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돕는 최초의 혈액검사를 허가했습니다.
그렇다면 이제 기억력이 떨어지면 혈액검사 하나로 치매 여부를 확진할 수 있는 걸까요?
FDA가 허가한 혈액검사는 실제로 있습니다. FDA가 허가한 검사는 혈액 속 pTau217과 베타아밀로이드 관련 수치를 측정해 뇌에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아밀로이드 플라크가 존재할 가능성을 평가합니다. 대상은 55세 이상이면서 알츠하이머병이 의심되는 증상이 있는 성인입니다.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일반 건강검진용 검사는 아닙니다.
정확도는 어느 정도일까요?
혈액 바이오마커의 성능은 이미 대규모 연구에서도 확인되고 있습니다. 2024년 JAMA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인지 증상이 있는 환자 1,213명을 대상으로 혈액검사를 평가했습니다. 그 결과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구별하는 진단 정확도는 약 88~92%였습니다.
같은 연구에서 일반 진료 의사가 기존 검사만으로 판단했을 때 정확도는 61%, 치매 전문의는 73%였지만 혈액검사를 활용했을 때는 약 91%였습니다.
그렇다면 혈액검사만으로 치매를 확진할 수 있을까요?
아직 그렇게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이 검사는 알츠하이머병 진단을 보조하는 검사입니다. 치매는 알츠하이머병 외에도 혈관성 치매, 루이소체 치매 등 원인이 다양하며 기억력이 떨어지는 이유 역시 수면 부족이나 우울증, 약물 등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혈액검사 결과만 보고 치매를 확진하거나 치료를 시작하는 방식은 아닙니다.
증상이 없는 사람도 미리 검사하면 좋을까요?
여기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2025년 JAMA Neurology 연구에서는 인지기능이 정상인 2,916명에게 p-tau217 혈액검사를 적용했습니다. 혈액검사 단독 정확도는 약 81%, 양성예측도는 79%였습니다. 양성 결과를 PET나 뇌척수액 검사로 다시 확인하는 2단계 방식을 사용하면 양성예측도는 약 91%까지 높아졌습니다.
즉, 증상이 없는 사람에게 혈액검사 하나만으로 “알츠하이머가 시작됐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습니다.
‘피 한 방울로 치매 진단’은 어디까지 사실일까요?
알츠하이머병을 확인하는 혈액검사가 실제 의료 현장에 들어오기 시작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혈액검사 하나로 모든 치매를 확진하는 시대가 왔다고 보는 것은 과장입니다.
현재 정확한 표현은 “혈액검사로 알츠하이머병 관련 뇌 병리를 비교적 높은 정확도로 확인하고, 필요한 환자를 추가 검사로 연결할 수 있게 됐다”에 가깝습니다.
‘치매 혈액검사 정확도 90%’, ‘피검사만으로 알츠하이머 진단’ 같은 표현을 봤다면 검사 대상이 누구인지, 알츠하이머병 병리를 보는 것인지 실제 치매를 확진하는 것인지를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