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날 때부터 못 듣던 아이가 소리를 들었다? ‘난청 유전자치료’ 결과 확인해보니
태어날 때부터 심한 난청이 있던 아이의 청력이 유전자치료 후 정상 수준까지 회복됐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단순한 동물실험이 아닙니다. 실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가 2026년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됐습니다.
12명 중 9명, 24주 만에 목표 청력에 도달했습니다
연구 대상은 OTOF 유전자 이상으로 선천성 고도 난청이 있는 10개월~16세 어린이 12명이었습니다. 연구진은 달팽이관에 정상적인 OTOF 유전자를 전달하는 유전자치료제 DB-OTO를 한 차례 투여했습니다.
24주 후 12명 중 9명(75%)이 평균 청력 역치 70dB 이하라는 연구의 주요 목표에 도달했습니다. 이 가운데 6명은 보조기기 없이 작은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고, 3명은 평균 청력이 정상 범위까지 회복됐습니다.
한 번 치료로 청력이 돌아온 걸까요?
결과만 보면 상당히 주목할 만합니다. 전체 12명 중 11명에서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청력 개선이 확인됐고, 장기간 추적한 8명에서는 효과가 유지되거나 추가로 개선됐습니다. 하지만 이를 “귀가 안 들리면 유전자치료로 다시 들을 수 있다”고 받아들이면 안 됩니다. 이번 치료는 일반적인 노인성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이 아니라 OTOF라는 특정 유전자의 이상 때문에 발생한 선천성 난청을 대상으로 합니다.
일반적인 난청 치료와는 다릅니다
OTOF 유전자는 귀의 감각세포가 소리 정보를 신경으로 전달하는 과정에 필요한 단백질을 만드는 데 관여합니다. 이번 치료는 정상 OTOF 유전자를 전달해 이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식입니다.
따라서 나이가 들면서 청력이 떨어지는 노인성 난청이나 이어폰·소음 등에 의해 발생하는 난청에 같은 효과가 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실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단계일까요?
연구 단계만 있었던 초기 상황에서도 한 단계 더 진행됐습니다. 2026년 5월 유럽의약품청(EMA)은 이 치료제의 판매허가 신청을 신속심사 대상으로 접수했습니다. 당시 제출 자료에는 임상시험 참가자가 24명까지 확대된 것으로 공개됐습니다.
즉, 난청 유전자치료는 더 이상 동물실험에만 머물러 있는 기술은 아닙니다. 다만 현재 결과를 모든 난청 환자에게 적용해서는 안 됩니다.
특정 유전자 이상으로 발생한 선천성 난청에서 실제 사람의 청력이 개선됐다는 것, 현재 확인할 수 있는 연구 결과는 여기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