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아 재생 임상시험은 어디까지 왔을까? 사람에게 실제로 시험한 연구 확인해보니
빠진 치아가 다시 자라는 ‘치아 재생 치료’가 곧 나올 것이라는 이야기가 온라인에서 종종 등장합니다.
아직 빠진 영구치 한 개를 새로 만들어내는 치료가 상용화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치아의 일부 조직을 재생시키려는 연구는 이미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단계까지 진행됐습니다.
국내에서도 실제 사람의 충치가 있는 치아에 후보물질을 적용해 상아질이 만들어지는지를 확인한 임상시험이 있습니다.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서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시험했습니다
ClinicalTrials.gov에 등록된 NCT06580678 연구는 서울대학교치과병원에서 진행된 2상 임상시험입니다.
연구 대상은 상아질까지 충치가 진행된 사랑니를 가진 19~35세 성인 12명이었습니다.
연구는 무작위 배정·이중맹검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참가자들은 KH001을 적용하는 그룹과 위약을 적용하는 그룹으로 나뉘었습니다.
연구가 시작된 날짜는 2024년 11월 6일이며 2025년 5월 7일 연구가 완료됐습니다.
2026년 1월 업데이트된 임상시험 등록정보에서도 현재 상태는 ‘Completed’, 즉 완료로 표시돼 있습니다.
치아에 약을 바른 뒤 실제 조직을 확인했습니다
이 연구가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환자에게 “치아가 좋아진 것 같나요?”라고 물어보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연구의 주요 평가 항목은 ‘생리적인 상아질 형성’이었습니다.
충치가 있는 사랑니에 KH001 또는 위약을 적용하고 약 5주 뒤 사랑니를 발치한 다음 조직학적으로 실제 상아질 형성이 나타났는지를 확인하도록 설계됐습니다.
즉 사람의 치아에서 새로운 상아질 형성이 가능한지를 직접 조직으로 확인하려는 임상시험입니다.
KH001은 무엇일까요?
KH001은 CPNE7이라는 단백질에서 유래한 펩타이드 계열 후보물질입니다.
CPNE7과 여기에서 유래한 펩타이드는 치아에서 상아질을 만드는 상아모세포와 관련된 연구가 진행돼 왔습니다.
세포와 동물 연구에서는 상아질 형성과 치아의 미세한 상아세관을 막는 작용 등이 보고됐고,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으로 연구가 확장됐습니다.
KH001은 충치뿐 아니라 시린이, 즉 상아질 지각과민을 대상으로도 사람에게 시험되고 있습니다.
이미 시린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도 진행됐습니다
KH001 연구는 12명을 대상으로 한 충치 연구 하나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상아질 지각과민 환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2상 임상시험에는 실제 171명이 참여했고 연구가 완료됐습니다.
또 다른 2상 연구에서는 120명을 대상으로 KH001을 세 차례 적용해 장기간 시린 증상을 줄일 수 있는지를 평가했습니다. 이 연구 역시 완료 상태로 등록돼 있습니다.
따라서 KH001은 실험실에서 가능성만 확인하고 있는 초기 물질이 아니라 실제 사람을 대상으로 여러 임상시험이 진행된 후보물질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충치가 생겨도 치아가 스스로 다시 만들어질까요?
아직 그렇게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특히 충치가 있는 사랑니 12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완료됐지만 2026년 8월 현재 ClinicalTrials.gov에는 연구 결과가 게시돼 있지 않습니다.
임상시험이 완료됐다는 것은 시험 절차가 끝났다는 의미이지 치료 효과가 입증됐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실제로 얼마나 많은 상아질이 만들어졌는지, 위약과 어느 정도 차이가 있었는지, 임상적으로 충치 치료를 대체할 정도인지 등을 판단하려면 공개된 연구 결과를 확인해야 합니다.
빠진 치아가 다시 자라는 연구와도 다릅니다
여기서 가장 많이 혼동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상아질은 치아를 구성하는 주요 조직 가운데 하나입니다. KH001 연구의 목표는 이미 존재하는 치아에서 상아질 형성을 유도하는 것입니다.
반면 빠진 영구치를 다시 만들려면 법랑질과 상아질뿐 아니라 치근과 치수, 혈관과 신경 등이 함께 만들어지고 턱뼈의 정확한 위치에서 치아가 자라야 합니다.
따라서 ‘사람에게 치아 재생 임상시험이 진행됐다’는 표현 자체는 틀리지 않지만 이것을 ‘빠진 치아가 사람에게 다시 자라는 임상시험에 성공했다’고 해석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됩니다.
치아 재생 연구는 실제 어디까지 온 걸까요?
2026년 8월 현재 국내에서 치아 조직 재생 연구가 사람 대상 임상시험까지 진행됐다는 것은 확인할 수 있습니다.
특히 KH001은 시린이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뿐 아니라 충치가 있는 실제 사람의 치아에서 상아질 형성을 평가하는 2상 임상시험까지 진행됐습니다.
하지만 현재 공개된 자료만으로 충치가 재생 치료만으로 회복된다거나 빠진 영구치가 다시 자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현재 실제 연구의 위치를 가장 쉽게 표현하면 ‘새 치아 한 개를 만드는 단계’보다는 ‘남아 있는 치아가 스스로 일부 조직을 다시 만들도록 유도하는 단계’에 더 가깝습니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가장 중요한 정보는 완료된 임상시험에서 실제 상아질이 얼마나 형성됐고 위약과 어떤 차이가 나타났는지에 대한 연구 결과입니다.